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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계기 한-인도네시아 외교장관회담(3.18.) 결과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계기 한-인도네시아 외교장관회담(3.18.) 결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024.3.18.(월)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 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레트노 마르수디 (Retno L.P. Marsudi) 인도네시아 외교장관과 취임 후 두 번째 회담을 개최하였다.   ※ 조태열 장관, 레트노 장관과 2.13. 취임후 첫 전화통화, 2.21. 리우 G20 외교장관회의 계기 첫 양자 회담     조 장관은 인도네시아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인구 기준) 민주주의 국가이자 2008년 이래 발리 민주주의 포럼을 개최하는 등 민주주의에 대한 기여를 해오고 있음을 평가하고, 특히 레트노 외교장관이 2년 연속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회의에 참석하여 동 회의의 성공적 개최에 기여해준 데 사의를 표하였다. 이에 레트노 장관은 양국이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이자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서 앞으로도 지역‧글로벌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하였다.     조 장관과 레트노 장관은 3.13.(수) 개최된 양국간 차관급 전략대화의 성과를 평가하고,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KF-21/IF-X) 등 양국간 전략적 협력사업이 원활히 진행되어 소기의 성과를 거둘수 있도록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한편, 조 장관은 지난 3.9.(토) 발생한 어선 사고(인도네시아 선원 7명 사망 또는 실종)로 인도네시아 선원이 희생된 데 대해 심심한 애도를 표하고, 3.17.(일) 발생한 어선 사고(인도네시아 선원 1명 실종)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우리 정부가 가용한 자산을 총동원하여 인명 구조와 수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에 대해 레트노 장관은 3.9.(토) 어선 사고로 인한 양국 희생자에 대해 애도를 표하는 한편, 한국 정부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인도네시아측과 긴밀히 소통하며 신속히 대응하고 있는데 대해 사의를 표하였다.             

제2차 한-인도네시아 차관급 전략대화(3.13.) 개최 결과

    제2차 한-인도네시아 차관급 전략대화(3.13.) 개최 결과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3.13.(수) 서울에서 파할라 누그라하 만수리(Pahala Nugraha Mansury) 인도네시아 외교차관과 「제2차 한-인도네시아 차관급 전략대화」를 개최하고, △양국 관계, △국방·방산, △경제안보(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 등), △원전·에너지, △해양, △기후변화, △지역 정세, △국제무대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협력 방안을 논의하였다. ※ 양측은 「한-인도네시아 행동계획(Plan of Action, ’21년 합의)」에 따라 외교장관 공동위(‘23년 제4차 회의 개최)와 차관급 전략 대화를 격년마다 개최 중  ※ 인도네시아는 ▴아세안의 리더 국가(아세안 총 GDP의 37%(약1.4조불), 인구의 41%(2.8억명)), ▴동남아 국가 중 우리의 유일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경제 안보 핵심 파트너     양 차관은 민주주의 등 핵심가치를 공유하고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지난해 정상회담(‘23.9월)과 외교장관 공동위(‘23.3월)에 이어 올해에도 외교장관회담(2.21.), 차관급 전략대화(3.13.), 차관보 인도네시아 방문(1.17.-18.) 등 각급에서 긴밀히 소통하면서 양국 관계를 적극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평가하였다.      양 차관은 향후 양국이 외교·국방·경제 등 각 분야 협의체도 적극 개최하여 정상회담 등 고위급 협의의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해나가기로 하였다. 또한 김 차관은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KF-21/IF-X)이 차질 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였고, 파할라 차관은 인도네시아측도 이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하였다.      김 차관은 아세안 내 우리 경제안보의 핵심 파트너*인 인도네시아와 △전기차 생태계 구축, △배터리, △핵심광물 공급망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하였다. 또한 김 차관은 수입인증제도** 등 우리 진출 기업이 겪고있는 애로사항 해소, 우리 기업의 인도네시아 인프라 사업*** 참여에 대한 인도네시아측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였다.    * 인도네시아는 자원 부국, 특히 니켈 매장 ‧ 생산량 1위로서 전기차 공급망의 핵심 고리 중 하나 / 우리 기업(현대차, LG엔솔 등)은 인니의 ‘전기차 생태계 구축’ 사업에 적극 동참중  ** 수입인증제도 : 특정 품목에 대한 수입허가 및 쿼터를 배정하는 제도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최대 애로사항 중 하나 *** 인도네시아는 신수도(누산타라) 건설을 위해 약 40조원을 투자하여 ‘45년까지 정부확장구역, 수도구역, 수도확장구역 개발 예정      파할라 차관은 인도네시아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첨단·미래산업 발전에 한국 기업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한국 기업을 위해 더 나은 투자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하였다.        양 차관은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기후변화 대응·녹색 전환에서 시너지를 거양할 수 있다는 데에 공감하고, △탄소중립*, △해양환경 보호, △산림 보존 등 분야에서 관련 협력을 심화시켜나가기로 하였다.    * 한-인도네시아의 공동 제안으로 ’23.3월 발족한 국제개발 협의체인 녹색전환 이니셔티브(GTI; Green Transition Initiative)에 필리핀, 라오스 등 7개국가와 세계은행,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등 7개 국제기구 및 다자개발은행 참여중   ※ 특히, 인도네시아는 탄소저장고이자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인 이탄지(1,500만 헥타르)와 맹그로브 숲(330만 헥타르)을 보유하여 기후변화 관련 협력 잠재력 다대     한편, 양 차관은 한반도 및 인태 지역 정세와 국제 무대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하였다. 양 차관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러북 군사협력 등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지역 및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앞으로도 양자 및 아세안 등 다자 차원에서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하였다.     금일 회의 모두에 김 차관은 지난 3.9.(토) 경남 통영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 사고(인도네시아 선원 7명 사망 또는 실종)에 대해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우리 정부가 인명 구조와 수색에 가용한 자산을 총동원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에 대해 파할라 차관은 한국 정부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신속한 대응과 함께 인도네시아측과 긴밀히 소통해준 데에 사의를 표하였다.          

한-필리핀 외교장관 통화(3.8.) 결과

    한-필리핀 외교장관 통화(3.8.) 결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3.8.(금) 엔리케 마날로 (Enrique A. Manalo) 필리핀 외교장관과 취임 인사를 겸한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였다.     조 장관은 3.6.(수) 후티 반군 미사일 공격에 의해 필리핀 선원 2명이 사망한 데 대해 깊은 위로를 전하고, 올해 수교 75주년을 기념하여 수교일인 지난 3.3.(일) 양 정상간 그리고 장관간 축하서한을 교환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마날로 장관은 조 장관의 따뜻한 위로에 사의를 표하며, 수교 75주년을 맞는 올해 정상을 비롯한 고위급 교류를 활발히 추진하여 그간의 발전된 양국 관계에 걸맞은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더욱 심화된 미래 협력을 추구해 나가자고 하였다. 이를 위해 양 장관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상호방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해 나가기로 하였다.     한편 조 장관은 조만간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역내 민주주의 모범국가인 필리핀이 적극 참여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 마날로 장관은 한국 정부의 초청에 감사하다고 하고, 동 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하였다.          

Expert column 전문가 칼럼

BIMP-EAGA의 해양안보와 해안경비대

    이숙연 국방대학교 교수     ‘해양안보’는 탈냉전과 더불어 안보의제가 군사 중심의 전통안보를 넘어 확대되고, 국제사회가 해양에서 발생 가능한 각종 불안전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유행어처럼 등장했다. 현재 해양안보에 관한 합의된 정의는 없으나, 해양환경·경제발전·국가안보·인간안보의 개념을 수용한다는 측면에서 1.해양환경 보호, 2.해양 거버넌스, 3.해양에서의 주권 보호, 4.해양에서의 군사활동과 신뢰구축, 5.해상교통로 보호의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이처럼 해양에서의 안전과 안보가 중첩되고, 해양을 통한 안보 부문의 연계성이 확대되면서 주목받는 기관이 있다. 바로 해안경비대(Coast Guard)1)이다. 해안경비대가 해양주권 수호, 해양자원 보호, 해양안전 강화, 해양치안 확보, 해양환경 보호 등을 핵심임무로 하면서 상기 5가지 관점의 국가이익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는 해안경비대 역사가 비교적 짧지만 최근 이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BIMP-EAGA 국가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바캄라(BAKAMLA)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해안경비대는 2014년 ‘해상업무에 관한 법’에 따라 신설되었다. 이전 조직인 해상조정위원회(BAKORKAMLA)가 해양안보와 관련한 여러 기관(국방부, 교통부, 재무부, 법무부 등)을 조정하는 역할만 수행할 뿐 해양경비 능력과 법 집행 기능을 갖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 조직을 창설한 것이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1967년 공화국법 5173를 통해 공식 명칭을 얻었으나 당시에는 해군 예하부대로 편제되었고, 1998년에 교통통신부 산하 민간 기관으로 이관되었다. 이후 2009년 ‘필리핀 해안경비대법’에 따라 별도의 기관으로 독립하였으며, 해양안전, 해양환경, 해양안보, 법 집행 및 해상 수색구조 등의 권한을 명문화함으로써 EEZ에서의 권리와 이익에 대한 1차 집행기관이 해군에서 해안경비대로 전환되었다. 말레이시아의 해안경비대 논의는 1999년 국가안전보장회의의 ‘말레이시아 해안경비대 설립에 관한 타당성 조사’ 보고서에서 시작되었다. 2004년 ‘해양법 집행기관 법’이 통과된 후 2005년 발효되어, 2006년 3월 21일 해안경비대가 공식 출범하였다. 이들과 달리 브루나이는 별도의 독립 조직이 아닌 해상경찰(POLMAR)의 명칭으로 경찰청에 속해 있어 역량과 임무가 제한적이며, 해군이 해양통제에 관한 많은 기능을 수행한다. 가령, ‘브루나이 어업법’에 따라 EEZ에서의 불법조업 감시, 통제, 법 집행 등의 임무는 주로 해군이 수행하며, 해상경찰의 집행 권한은 해안선에서 6해리까지로 제한된다. 이들 국가가 2000년대에 이르러 새로운 기관을 설립하거나 기존 해안경비대 역량을 강화하는 등의 변혁을 모색한 데는 경제성장에 따른 해운수요 급증, 반대급부로 야기된 해상범죄의 증가, 중국의 해경국 확장(5개의 해양 관련기관 중 4개 기관을 통합)을 통한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움직임 등이 작용했다.  비록 늦은 출발이었지만 이들 국가는 최근 들어 해안경비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체 역량 강화와 역내 협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해양을 통한 국익, 즉 해양안전과 관련한 ‘번영’, 해양주권과 관련한 ‘평화’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 대응에 해안경비대가 유용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0년 이후 특히 해안경비대 및 해상민병대 함선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어선, 어업감시선, 해양조사선 등 비군사 선박 운용을 확대함으로써 연안국의 군사적 대응 및 동맹체계 작동을 제한하고 있다. 1990년 이후 건조된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은 64척으로, 미국(44척)과 일본(23척)을 넘어섰으며, 인민해방군 군함에서 전환된 20여 척을 포함해 150여 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해안경비대의 이러한 양적 팽창은 주요 분쟁지역에 대한 순찰 확대로 이어졌다. 필리핀의 세컨드 토마스 숄(Second Thomas Shoal)에서의 순찰은 2020년 232일에서 279일로, 스카버러 숄(Scarborough Shoal)은 287일에서 344일로, 말레이시아 원유 및 가스 개발 지역인 루코니아 숄(Luconia Shoals)은 279일에서 316일로 각각 증가했다. 또한 인도네시아가 투나 블록(Tuna Block)의 유전 및 가스 개발 계획을 발표하자 중국의 최대 경비함 5901호가 2022년 12월 30일부터 나투나 해역에 진입하고 있다. 이 함정은 미 유도탄 순양함 크기의 2배에 달하는 1만 2천톤 급으로, 북나투나와 말레이시아 사라왁(Sarawak) 탐사 블록 인근을 집중 순찰한다. BIMP-EAGA 중 중국 해안경비대로 가장 큰 피해를 겪는 국가는 필리핀이다. 모든 남중국해 개발사업이 중단 중이며, 방해가 가장 심했던 리드뱅크(Reed Bank) 탐사는 2023년 초 재개 후 또다시 중단되었다. 주권 침해도 악화되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취임 후 올해 2월까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정부의 불법조치에 대해 77건의 외교적 항의를 제기했으며, 중국이 필리핀 해안경비대를 염두한 군사용 레이저를 세컨드 토마스 숄 인근에 배치하자 지난 2월 몇 년 만에 중국대사를 소환했다. 특히 올해 3월에는 중국 군함 및 해안경비대, 해상민병대 추정 42척의 선박들이 티투(Thitu)섬 4.5~8해리에 정박했으며, 이는 영해에서의 무해통항과 필리핀 영토보존에 대한 명백한 위반 행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남아 각국은 해양주권 수호를 위한 경비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22년 ‘나투나 해역의 안보배양’ 예산 항목에 약 8억 5300만 달러를 배정하면서 해군 무기체계 개선(41%)보다 해안경비대의 장비(44%)에 더 많은 예산을 할당했다. 필리핀은 2018년 승인한 해안경비대 인력충원 계획에 따라 현재 23,000명까지 확대하였으며, 이는 24,000명의 필리핀 해군과 유사한 규모이다. 자체 역량강화와 더불어 의미있는 지역 협력도 시작하였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 6개국 해안경비대 회의가 2022년 2월 최초로 개최되었으며, 당시 인도네시아 해안경비대 사령관은 “9단선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우리가) 현장에 있다면 공동 행동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역내 협력과 병행하여 해안경비대 능력 구축 및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필리핀은 2022년 미국, 일본 해안경비대와의 3자 훈련을 두 차례 실시하였으며, 올해 2월 미·필 해안경비대 공동순찰에 합의하였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 이래 미국 해안경비대와의 훈련 및 해군과의 합동 훈련을 지속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역시 2019년 미 해군과의 양자훈련 25년 만에 처음으로 해안경비대를 포함했다. 미·중 경쟁하에서 이들이 미국과의 협력을 비교적 쉽게 확대할 수 있는 이유는 해안경비대가 주로 법 집행과 안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갈등을 확대하지 않으면서도 국익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안경비대는 법에 의한 지배를 지지하면서 역내 규칙기반 질서를 강화하는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미국이 2022년 ‘인도-태평양 전략’에 지역 해안경비대에 대한 자문, 훈련, 전개, 역량강화를 확대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필리핀 발라그타스(Balagtas)와 인도네시아 바탐(Batam)의 해안경비대 훈련센터에 교육과 장비,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2022년 필리핀 해안경비대에 1억 6천만 달러 상당의 장비를 제공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작년 11월 미 부통령의 필리핀 해안경비대 방문과 오스틴 국방장관의 “해안경비대에 대한 전례없는 투자” 발언도 동일한 맥락이다. 인태 전략을 통해 규칙기반 질서에 대한 의지를 표방한 한국도 BIMP-EAGA 국가 해안경비대와의 양자 및 소다자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 해양경찰청은 아세안 국가 중 인도네시아 및 싱가포르만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는데, 이를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으로 확대하고, 신규 ODA 사업의 적극적 발굴과 해안경비함정의 양어를 통해 국제 개발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한국 해양경찰의 교육훈련에 대한 이들의 관심을 고려하여 해양치안기관 초청 연수나 현장체험, 위탁교육 등의 기회를 확대하고, 정보공유 협력, 해안경비대간 대화, 양자 및 소다자 훈련 등을 추진한다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한국, 그리고 올해로 창설 70주년을 맞는 한국의 해양경찰 위상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 1) 국가마다 해양법 집행기관을 지칭하는 명칭이 상이하나, 본고에서는 해안경비대로 통일한다.    

對 아세안(ASEAN) 협력과 한-해양동남아 협력기금(BKCF)

    홍순범(전 코이카 부산 사무소장)        ‘아세안’이라는 개념은 그동안 학자나 관련 관계자가 아니면‘동남아시아 국가들’정도로만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10년 전후로 아세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국내에서 개최된 세 차례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2009, 2014, 2019)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2019)는 아세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행사 개최도시인 제주(2009), 부산(2014, 2019)에서의 관심도는 매우 컸다.      또한, 아세안은 지난 정부의 신남방 정책을 필두로 상생발전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서 급격히 주목받기 시작했다. 새로 출범한 우리정부는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개최된「2022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등 아세안 관련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對 아세안 협력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對 아세안 협력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외교관계에서 전략적 공조를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부분 대화상대국(1989), 완전 대화상대국(1991),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2004), 전략적 동반자 관계(2010)를 순차적으로 수립했고, 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5주년인 2024년에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아세안과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아세안 대화상대국과 맺는 최고 단계의 파트너쉽이다.      우리는 왜 아세안에 대해 더욱 주목하고 있는가? 몇 가지 대표적인 이유는 먼저, 외교적으로 아세안은 회원국 모두 남북한 동시 수교국으로 한반도 이슈의 중요 파트너이다. 또한, 아세안은 인적교류 및 경제적인 면에서 한국의 제1위 방문, 제2위 교역, 제3위 투자 대상지역(2021 기준)이다. 무엇보다도 아세안은 한국의 중요한 개발협력(ODA) 파트너이기도 하다. 한국의 27개 ODA 중점협력국 중 아세안은 6개국(CLMV+인도네시아, 필리핀)이 포함되어있고 우리나라 전체 ODA의 약 29%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정부는 한국의 개발협력(ODA) 전략과 아세안 국가들의 개발정책 및 수요에 기초하여 교통, 물, 보건․위생, 교육, 환경보호, 에너지 등의 중점협력 분야를 선정해 개발협력사업(ODA)을 추진하고 있다. 개발협력(ODA) 분야는 우리정부의 對 아세안 협력전략으로 정치, 경제, 안보 등에서 상호 공조와 협력을 위해 적극 활용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아세안과의 실질적 협력 강화를 위한 재정 기반으로 3개 협력 기금도 운영해왔다. 2022년 현재, 한-아세안 협력기금(AKCF, ASEAN-ROK Cooperation Fund, 1990)은 연간 1,600만불을 아세안 사무국에 기탁해 운영 중이다. 아세안 10개국을 대상으로 각종 교육, 훈련, 교류, 협력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한-메콩 협력기금(MKCF, Mekong-ROK Cooperation Fund, 2012)은 연간 500만불을 메콩연구소에 기탁, 메콩 5개국(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태국)의 개발 격차완화 및 연계성 증진과 한-메콩 간 협력을 강화하는 데 쓰이고 있다. 한-해양동남아 협력기금(BKCF, BIMP-EAGA-ROK Cooperation Fund, 2021)은 가장 최근에 조성된 기금으로 4개 회원국의 환경 분야 개발에 대한 공통된 수요를 반영해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기탁처로 지정, 연간 300만불의 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환경, 관광, 연계성(교통, 무역, 투자, ICT, 에너지 인프라 등), 농수산 협력사업에 활용되고 있다. 이 기금들은 향후 5년에 걸쳐 현재의 2배 규모로 대폭 증액될 예정이다. *GGGI는 개발도상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에 설립된 국제기구.(2010.6월    비영리 재단 → 2012년 6월 국제기구로 공인)       한편, 아세안 내에는 IMS-GT(1989), IMT-GT(1993), GMS(1992), BIMP-EAGA(1994)  등 다양한 소지역 협력체가 있다. 그 중 BIMP-EAGA는 아시아금융위기(1997)로 한동안 침체기를 겪기도 했으나 최근 우리나라와 본격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한국은 2021년부터 한-해양동남아 협력기금(BKCF, BIMP-EAGA-ROK Cooperation Fund)을 조성해 BIMP-EAGA와의 협력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동향을 보면 한(韓)-BIMP-EAGA 고위관리회의(SOM, 2021, 2022)를 통해 협력기금(BKCF)의 증액, 환경(기후변화대응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포함), 연계성, 관광 등 중점협력분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협력기금(BKCF)의 1차 사업공모에서는‘민다나오 카카오 농가 돕기 프로젝트’와 ‘재생에너지 인증 시스템 구축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가 선정되었고, 2차 사업공모에서는 태양광발전, 상수도개선, 생태관광 등 주로 환경, 관광분야에서 총 8개 제안사업이 선정되었다.      협력기금(BKCF)의 운용에 대한 현황을 보면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첫째, 공모에 의한 사업선정이다. 한국과 BIMP-EAGA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 대학, 연구소, NGOs를 대상으로 한 공모를 통해 사업을 선정해 기금을 지원한다. 둘째, 타 아세안 관련 기금에 비해 기금규모가 적다. 시작단계의 기금이라 현재는 300만불 수준이고, 한-아세안협력기금(AKCF, 1600만불), 한-메콩 협력기금(MKCF, 500만불)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산이 적다. 셋째, 사업기간이 단기(1~2년)이고, 예산대비 사업선정 수가 많다. 기금운용 실행기관인 GGGI의 사업비 지원 규정에 따르면, 지원액은 사업제안 기간에 따라 1년은 5만불~30만불, 2년은 10만불~최대30만불이다. 다국 사업인 경우는 국가 당 최대 20만불까지 지원이 가능하다고 되어있다. 요약하면, 1개 사업 당 연간 지원금은 최소 5만불~10만불(약6천5백~1억3천), 최대 30만불(약3억9천) 정도다. 이를 통해 최근 2차 사업제안 공모에서 선정된 8개 사업의 사업규모도 짐작해 볼 수 있다.     한(韓)-BIMP-EAGA 간 효과적 파트너쉽과 협력을 위해서는 협력기금(BKCF)에 대한 전략적, 효율적 운용 방안과 관련,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 좀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해당 지원액 수준에서 BIMP-EAGA 內 타 해외 공여기관의 ODA사업, 우리정부의 기존 對 아세안 유․무상 ODA 사업, 한-아세안 협력기금(AKCF) 등과 차별화된 전략이 있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초기 단계라 아직은 명확한 중장기 전략이나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기금 확대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어 기대가 된다.      향후 협력기금(BKCF)이 발전하고 성장하기위해서는 기존의 형태를 공고히 하되 다음과 같은 변화와 노력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첫째, 해양․수산분야 ODA를 강화해야 한다. 해양 동남아 협력에 중점을 둔 기금에 걸맞게 수산 양식, 가공, 저장, 수산협동조합 등 해양수산 분야를 특화산업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 기금운용 형태를 고려하면 매우 파급력이 크고 BIMP-EAGA의 비전에도 부합하는 전략 분야가 될 것이다. 둘째, 공모사업에 의한 의존을 탈피해야 한다. 공모사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거나 무리하게 많은 사업을 선정하는데 얽매이다보면 협력기금 본래의 전략적 방향성을 상실할 수 도 있다. 또한 효율성이나 파급력이 저조해 질수도 있어 이를 경계해야한다. 필요시에는 공모사업 외 별도의 ‘전략․기획사업’을 추진할 필요도 있다. 셋째, 회원국의 균형 있는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해양동남아 4개국이 공모사업을 제안하는데 있어 편중되지 않고 균형있는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조정의 노력도 필요하다.      아직은 한국과 BIMP-EAGA 간 협력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나 인지도가 충분하지 않다. 회원국 경제성장을 위한 현지 지원사업 뿐만 아니라 학술행사와 온라인 홍보 등을 통해 국내에서의 인식제고 활동도 필요하다. 그리고 BIMP-EAGA와의 교류협력 확대를 통해 BIMP-EAGA 대한 지역적 이해와 면밀한 후속 연구가 이어진다면 한-해양동남아 협력기금(BKCF, BIMP-EAGA-ROK Cooperation Fund)이 BIMP-EAGA 발전과 한-아세안이 상생․협력의 파트너로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하리라 기대한다.               

한국 인태전략의 “포용, 신뢰, 호혜” 원칙과 한-BIMP-EAGA 협력

    세종연구소 최윤정 인도태평양연구센터장       2022년 12월 28일에 한국 정부는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였다.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하 인태전략)은 “포용, 신뢰, 호혜”의 3가지 협력의 원칙과 9개 중점 추진 과제를 제시하였다. 인태전략은 한국 정부가 글로벌 중추국가의 비전하에 처음으로 제시한 지역전략이다. 성공적으로 지역전략을 발표한 한국 정부가 풀어야 할 다음 과제는 전략의 취지에 맞는 이행일 것이다.   한국의 인태전략은 특별히 아세안을 대상으로는 하는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을 담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한-아세안 협력의 플랫폼을 이미 상당 부분 갖추고 있다. 한국은 1989년 아세안의 대화상대국으로 수교를 시작한데 이어 메콩강 경제권(Greater Mekong Subregion, GMS)에 속한 아세안 대륙부 국가들과는 2011년부터 시작한 파트너십을 2020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2021년에는 아세안 동쪽에 위치한 4개 해양국가(브루나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의 저개발지역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BIMP-EAGA 1) 와도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아세안의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는 소지역 차원의 협력 체계를 완비해놓았다. 이처럼 제도적 기반을 다진 아세안과의 협력은 한국의 인태전략이 가장 빠르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결실을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이다.   아세안과의 협력은 또한 다른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으로 확대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도 각별한 중요성을 지닌다. 아세안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및 EU와 유럽의 각 국이 발표한 인태전략에서 핵심적인 파트너로 지목되었으며,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은 지역협력의 원칙으로 거론된다. 한국의 인태전략이 아세안에 피봇(pivot)을 두었을 때 여타 파트너와의 협력도 용이해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BIMP-EAGA와의 협력을 한국의 아세안과의 파트너십과 인태전략 실천의 본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BIMP-EAGA는 BIMP 4개국 면적의 62.4%를 차지하지만 인구는 19.3%, 노동가능인구는 18.5%로 더욱 작다. 하지만 무역에 대한 기여도는 BIMP 중 24.5%이고, 코로나 기간 중에도 유독 해외직접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거듭하였다. 2) 국경간 이동이 막히면서 2021년에는 오로지 국내 관광(99.8%)에만 의존할 정도로 관광 산업이 타격을 받았지만 2023년 해외관광객 유입으로 관광산업이 회복되면 경제성장에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더욱이 2023년은 BIMP-EAGA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가 아세안의 의장국을 수임하는 해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로 지연되었던 수도 이전 프로젝트도 재개하였는데, BIMP-EAGA 지역인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의 Kutai Kartanegara와 North Penajam Paser로 수도를 이전하면 BIMP-EAGA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말레이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정부도 이 지역 개발에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아세안 내에서도 새로운 성장의 중핵으로 부상하고 있는 BIMP-EAGA의 성장을 돕는 것은 한국 입장에서 새로운 생산기지와 시장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투자 유인으로 역내 진출을 도모하는 중국의 영향력을 저지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인태전략에서 BIMP-EAGA와의 협력을 어떻게 추진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BIMP-EAGA의 성장성을 실현하는 “호혜” 원칙의 관점에서 접근해보자. 아세안은 아세안 헌장 21조 2항에서 특정 이슈에 관련된 회원국들이 참여하는 소지역 협의체의 설립 근거를 마련해두었다. BIMP-EAGA는 아세안 헌장의 정신에 충실한 소지역 협의체로서 연계성(Connectivity), 식량(Food Basket), 관광, 환경, 사회‧문화‧교육과 같은 분야를 중심으로 현재 동남아 4개 회원국이 개발파트너(중국, 일본, 호주, 한국)와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슈를 중심으로 협력의 내용, 형식, 참여국을 정할 수 있는 탄력성을 보유하고 있기에 BIMP-EAGA는 필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상호호혜적인 소다자 협력을 도모하기에 매우 적절한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호혜” 원칙을 상기하며 한국은 인태전략의 9개 중점 추진 과제 중에서 BIMP-EAGA의 2025 비전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표> 한국 인도-태평양전략과 BIMP-EAGA 협력 분야 매칭의 예   출처: 한국의 인태전략 및 BIMP-EAGA 비전 2025 자료집을 토대로 저자 작성         협력의 잠재력이 높은 분야 중 하나가 해양의 연계성과 안보의 증진이다. 연계성은 아세안에서도 최상위에 두고 있는 협력 의제이며, 도서 지역이 많은 BIMP-EAGA 회원국들이 다른 지역과 교류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연계성 구축이 더욱 절실하다. BIMP-EAGA 회원국들은 특히 한국이 해양 연계성 사업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이 패권적 의도가 없는 신뢰할 수 있는 중견국일 뿐만 아니라 한국의 에너지와 자원들이 말라카 해협과 남중국해 등 동남아 해역을 통과해야 하는 지역 해양안보의 이해당사자”라는 이유로 환영하는 입장이다.   이는 공고한 상호 신뢰에 기반한 협력 관계를 추구하는 “신뢰” 원칙과 연결된다. 해양 연계성은 궁극적으로 해양안보가 뒷받침 되어야하며, 안보 협력에서 국가간의 신뢰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해상교통로를 둘러싼 미⸱중간 해양패권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해양 동남아 국가의 안보적 중요성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도 2019년 BIMP-EAGA 정상회담에서 BIMP-EAGA가 납치, 해적 행위와 같은 해양 안보 관점을 보다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고 나아갈 것을 당부한 바 있다. 3)   한국은 인태전략에서 한국이 해양국가라는 점과 이 지역 해양의 자유, 평화, 번영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BIMP-EAGA는 한국이 해양의 안보와 번영을 추구하기 위하여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 필요 없이 이미 구축한 플랫폼을 이용하여 협력을 서서히 실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장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규범과 규칙에 기반한 인태 지역 질서를 해양안보 차원에서 수립해나가는 효과적인 출발이 될 수 있다. 한국이 BIMP-EAGA를 한국 해양 협력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면, 이 지역에서 한국의 역할에서 차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한국 해양 협력이 실체를 갖고 진일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BIMP-EAGA와 소다자 협력이 본궤도에 오르면 지역 및 조직의 측면에서 확장성을 추구할 수 있는 개방형 협력의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 때 확장성은 역내에서는 동남아와의 중층적 협력 기제로 활용하는 한편 지역의 주요 대화상대국이 참여하는 협의체와 유기적인 협력을 모색함을 의미한다. 즉, 개방적 지역주의를 적용하여 다른 개발파트너인 일본, 호주, 중국과도 삼자협력을 시험해 보고, 나아가 해양 관련 국가 및 협의체와의 협력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 이처럼 한국 인태전략의 핵심 원칙인 “포용”을 구현하는데 있어 BIMP-EAGA는 모범적인 시범 케이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끝.             1)브루나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 동아세안 성장지대(Brunei Darussalam -Indonesia-Malaysia-Philippines East ASEAN Growth Area)는 1994년 출범한 이래 현재 정상급 회의를 개최하는 소지역 협의체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BIMP-EAGA에 대한 해외직접투자 유입액은 2019년 97억불, 2020년 128억불, 2021년 136억불로 매년 증가하였는데, 국내투자는 70억 달러 수준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BIMP-EAGA at a glance: A StatisticalInformation Brief 2022).   3)https://news.detik.com/berita/d-4596923/ktt-ke-13-bimp-eaga-jokowi-ingatkan-peningkatan-keamanan-kawasan-maritim          

BIMP-EAGA 맞춤전략은 ‘그린 파트너쉽’으로 나아가야

    고영경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원 아세안센터 연구교수)     2022년 한국의 새정부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중심으로 외교전략을 구상하고 있고, 아세안 정책도 그 일환으로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쉽으로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 아세안 정책 아래 한국과 소지역협력체와의 협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지리적으로 해양부와 대륙부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있는 아세안 내에서 지리적 인접성과 개발 현안을 공유하는 여러 소지역협력체 중 하나가 동아세안성장지대 BIMP-EAGA이다. 동남아 해양지역을 아우르는 BIMP-EAGA는 지정학적 측면과 생명 다양성에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한국과의 협력은 제한적이었고 대표적인 사업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과 BIMP-EAGA 협력이 크게 진전되지 못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먼저 한국의 BIMP-EAGA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지 않았으며 적극적인 협력관계 수립이 다소 최근 진행되었다는 시간상의 한계가 있다. 2009년 처음으로 BIMP-EAGA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가 출범했지만 한국은 2020년 11월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통해 한-해양동남아 협력 구상이 제시되었다. 그리고 한국의 BIMP-EAGA 협력기금은 2021년에 신설되었는데 기금 규모도 2021년 100만 달러, 2022년 300만 달러 규모로 증액되었지만, 아직은 메콩협력기금보다 적은 규모이다. 장기적인 사업이나 대규모 프로젝트는 당장은 제한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행히 2023년 한-아세안 협력기금 규모를 두 배 증가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되었으므로 BIMP-EAGA 기금 규모 역시 확대될 예정이다. 따라서 향후 BIMP-EAGA에서 중장기 사업 계획이 가능해지고 프로젝트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두번째, BIMP-EAGA의 의사결정구조와 실무담당 협의 과정이 복잡하다. 동남아 해양부의 소지역 협의체인 BIMP-EAGA는 1992년 필리핀의 라모스 대통령이 제안했으나 2003년이 되어서야 첫 번째 정상회담이 열렸다. 그 이후 아시아개발은행의 지원으로 개발 로드맵(2006-2011)과 실행 청사진(2012-2016)이 채택된 이후에야 BIMP-EAGA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관련 당사국이 4개이고 각 국가의 해당 지역 지방정부까지 포함해 이해당사자가 많다 보니 BIMP-EAGA 지배구조는 복잡하고 진행 체계가 다층적이어서 협의, 실행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한국과의 실무적인 협의도 당연히 신속하게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과 BIMP-EAGA의 공동의 관심분야 “그린”에서 길을 찾아야   뒤늦게 출발했지만 한국이 BIMP-EAGA와의 협력사업을 효율적으로 진행시키려면 상호간의 공통 이해 구간을 찾아내고 여기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BIMP-EAGA가 추구하는 목표는 ‘비젼 2025’에 명확하게 담겨있다. 그 목표는 인프라 구축과 산업 개발을 통한 경제적 발전을 이룩하여 궁극적으로 지역간 개발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EAGA 지역의 빈곤율이 국가 전체 평균보다 각각 14, 7.9 퍼센트포인트 더 높고 소득 수준이 더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개발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BIMP-EAGA가 협력을 가장 크게 기대했던 부분은 교통 인프라와 연계성 증대이다. 해양 도서지역은 지리적 여건 탓에 인프라 개발이 내륙지방보다 낙후되었고 이는 경제개발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또한 해양지역은 기후 위기에 취약하기 때문에 인간다운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절박한 실정이다. 그러나 한국이 BIMP-EAGA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 집중된다면 효율적인 사업 추진이 어렵다. 한국의 ODA 지원금 규모로는 일시에 다수의 대형 프로젝트를 감당하기 어렵고 민간자본은 수익성이 낮아 참여가 힘들다. 더군다나 해양 도서지역의 인프라 건설은 더 많은 자본과 기술 투입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리스크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건설 인프라를 떠나 산업 부분을 살펴보자. 천연자원과 농수산물의 수출 그리고 관광업이 BIMP-EAGA의 성장을 견인해왔다. 농수산업과 제조업의 발전과 동시에 환경생태 보호를 위한 지원도 중요하다. BIMP-EAGA 지역은 전 세계의 60%에 해당하는 열대 해안선과 산호대가 형성되어 있는 해양생태계의 보고이자 세계적 규모의 열대우림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 자원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그린이나 순환경제로의 전환이라는 맥락 속에서 BIMP-EAGA는 인프라와 산업개발 협력을 중점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그린 경제,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BIMP-EAGA와 한국 모두에게 우선적 과제이며, 지속가능한 경제발전과 생태환경 보호라는 내부 요인과 글로벌 시장의 환경규제 강화라는 외부요인이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루나이는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선언하였으며 말레이시아는 2050년 이후, 인도네시아는 2060년까지 넷제로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필리핀은 넷제로 시한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아세안 경제공동체 차원에서도 2021년 순환경제 프레임워크(Framework for Circular Economy for the AEC)를 채택하였고 아세안 택소노미가 2021년 공개되었다. 한국은 2050 넷제로 목표를 설정했으며 이를 위해 새정부는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을 기치로 내세웠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BIMP-EAGA 4개 국가와 한국 모두 그린 경제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배출권 확보도 시급한 과제이다.   한국과 BIMP-EAGA가 그린경제나 순환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상호협력과 기술 공유가 필요하다. 그린경제는 매우 포괄적인 개념으로 에너지 효율화나 친환경 교통수단, 그린 빌딩, 폐기물 처리, 스마트 농수산업 등 여러 분야를 포괄한다. 그렇지만 그린경제 전환은 단순히 켐페인이나 지원책으로 개발되는 것이 아니며 그린테크나 클린테크 그리고 디지털이 결합된 기술이 적용될 때 달성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해양폐기물처리는 인공지능 솔루션이, 양식장과 농장은 센서와 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팜 기술이 생산성을 높이면서 환경을 지키는데 일조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인 코발트와 흑연, 희토류의 채굴 및 제련과정에서는 환경오염이 발생하며 폐배터리 처리도 쉽지 않다. 생산과정에서 오염을 발생시키지 않고 이차전지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자동화 설비 구축을 위한 투자와 함께 상당한 친환경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그린테크 분야의 기술은 BIMP-EAGA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요소이고, 한국기업들이 보유한 강점이다. 만일 한국정부의 지원 하에 한국의 테크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이 BIMP-EAGA 그린 협력 사업에 참여한다면 해당 지역의 현지 파트너와 지역사회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술적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고, 참여한 한국기업들은 협력사업을 통해 더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와 해외시장 진출 경험을 갖게 된다. 중견기업과 대기업들이 참여한다면 현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면서 글로벌 ESG 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게 될 것이다. 특히 탄소배출권 확보에 비상이 걸린 한국기업들에게 BIMP-EAGA과의 협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BIMP-EAGA 지역은 탄소감축비용은 낮고 조림배출권 생산 여건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대외정책에서 상대국에 대한 맞춤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맞춤전략이 성과를 거두려면 우리의 강점과 상대방의 필요가 일치해야 한다. 한국과 BIMP-EAGA의 공통된 우선순위 분야는 대형인프라가 아니라 그린섹터이다. 적은 기금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기후대응에 공조 명분과 현지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실질적 성과를 거두면서, 한국기업들에게도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을 지원하는 ‘한-BIMP-EAGA 그린 파트너쉽’이라면 맞춤전략으로 적절하지 않을까.          

동남아 연안의 해적들은 어디로 갔을까? 소지역협력의 유용성을 보여주는 해양 동남아 국가들의 해적 소탕 작전

  박민정(숙명여자대학교 글로벌서비스학부)     최근 보도되는 동남아시아 해양 안보 관련 뉴스의 대부분은 남중국해 소식이다. 중국이 2012년 남중국해의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스카버러 암초를 강제 점거하면서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기각했지만, 중국의 도발 행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대만,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중국과 분쟁을 겪고 있는 국가들과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분쟁 관련 소식들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동남아시아 해양 안보를 오랜기간 위협해 온 이슈는 따로있다. 바로 해적이다. 해적이라 하면 서아프리카 기니만이나 소말리아 해역의 해적을 떠올릴지 모른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말라카 해협이나 술루-술라웨시 해역도 중세 이후부터 최근까지 해적들이 악명을 떨쳐온 지역으로 유명하다. 말레이반도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사이에 위치한 말라카 해협은 유럽과 동아시아를 잇는 중요한 통상 교통로로서 해적에 대한 기록은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에 들어 아시아의 교역량이 급증하며 대형 유조선 등을 노리는 해적들의 활동이 점차 활발해진 결과, 2000년대 초에는 말라카 해협이 해적행위 발생지역 세계 2위를 기록하고, 런던 보험시장에서 전쟁 위험 지역 목록에 추가되기도 하였다.   필리핀 남서부와 인도네시아 북동부, 말레이시아 사이의 술루-술라웨시 해역도 16세기부터 해적이 꾸준히 출몰해 온 지역이다. 1980년대 말부터는 필리핀 민다나오섬 서쪽과 술루 해역에 이슬람 무장반군 아브 사야프 그룹(Abu Sayyaf Group, ASG)이 자리를 잡으며, 통항선박에 대한 해적 행위가 보다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2000년 초에는 활동자금 마련을 위해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에서 몸값을 요구하는 납치 사건을 일으켰고, 2004년 2월 마닐라만 해상에서 페리 선박을 폭파시켜 해상테러로서는 역사상 가장 많은 116명이 사망하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0년대에는 알카에다(Al-Qaeda) 등 이슬람원리주의 무장 테러단체와 연계된 납치, 테러 사건이 발생하며 제2의 소말리아로 불리기도 하였다.    해적들이 이 지역에서 수세기 동안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일차적 이유는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도서지역은 행정력이 미치기 어렵고 해안선의 작은 만이나 수로를 이용하여 국경의 통제를 받지 않고 무기, 현금, 인력을 쉽게 이동시킬 수 있다. 하지만 보다 결정적인 이유는 해적 퇴치를 위한 공동 대응이 장기간 부재했기 때문이다. 영토분쟁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웃국가와 정보와 전술을 교환해야 하는 군사협력은 정치적 민감성 때문에 쉽사리 추진하기 어렵다. 특히 술루-술라웨시 해역은 오랜 기간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간 사바 지역을 둘러싼 영토 분쟁,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간 암발랏 지역을 둘러싼 갈등을 겪어온 지역이기 때문에 국가간 협력을 추진하기 어려운 조건을 갖추었다.   하지만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해적은 눈에 띄게 감소하며 뉴스에서 점차 사라지는 추세이다. 이러한 변화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바로 관련국, 해양 동남아 국가들이 참여한 해적 소탕 작전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말라카 해협에서의 해적 억제와 안보 증진을 목표로 2004년부터 싱가포르와 함께 말라카 해협 공동 순찰을 시작했고, 2005년부터는 태국까지 항공기를 통한 공중 순찰활동에 참여했다. 그 이후 말라카 해협에서의 해적행위는 급격히 감소하였다. 말라카 해협에서의 경험으로 2016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은 술루-술라웨시 해역에서의 공동 순찰, 위기센터 설립, 핫라인 설치 등에 합의하고, 2017년 해적과 이슬람 무장단체의 납치 및 인질극에 대응하기 위한 합동 해군 작전 및 공동 해양 순찰을 실시한 결과, 이 지역의 해적 활동 역시 빠르게 감소하였다.    이들 해양 동남아 국가들은 자신들이 속한 지역 협의체인 아세안이나 역내 유일의 다자 안보 협의체인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SEAN Regional Forum, ARF)을 활용하기 보다는 해적 문제에 직접 연관된 국가로 협력의 범위를 한정하여 소다자 군사협력을 실시함으로써 신속하고 유연하게 해적 소탕을 이루어냈다. 이후 이웃 해양 국가들도 옵저버로 참여하거나 추가 참여국에 포함시키는 상향식 접근을 실시하여 협력의 플랫폼을 확장해나갔다. 이 과정에서 회원국 간 갈등의 원인이였던 영토분쟁과 주권 민감성을 서서히 극복하며 상호신뢰를 구축하고 합동 군사작전에 대한 경험의 폭을 확장해 나갔다.   사실 2000년대 이전 동남아 국가들은 아세안 차원의 집단적 안보협력 뿐 아니라 관련 회원국 간 다자협력도 기피하는 입장이였다. 하지만 해적 행위라는 초국가적 범죄 대응을 위해서는 안보 분야에 대한 다자적 접근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광활한 해역을 공유한 해양 동남아 국가들은 협조된 지휘체계를 구축하여 정보를 통합하고 해상 및 항공 전력을 상호 배치하여 군사력을 운용함으로써 동남아시아 안보협력의 방식을 확대해 나갔다.    소다자 협력은 지역적 차원 뿐 아니라 개별국가의 안보에도 도움이 되었다. 드넓은 해상에 상시 배치할 전력과 자금력이 부족하고 행정기반이 약한 국가로서는 국경을 공유하는 이웃 국가들과 함께 협력하는 것이 비용 대비 효용을 높이고 군사 역량도 증진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이처럼 효율적이고 포용적인 소다자협력은 아세안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지며, ‘통합되고 평화롭고 안정적인 공동체’라는 아세안 비전 실현에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2024년 3월이면 BIMP-EAGA 설립 30주년을 맞는다. BIMP-EAGA도 역내 성공적인 소다자협력의 사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한국을 포함한 협력국들의 관심과 지원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BIMP-EAGA 지역의 지속가능한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적 방향과 대응 전략

  부산국제교류재단 개발협력팀 / 연경심 팀장       BIMP-EAGA는 2017년부터 2025년까지 협력체 역내 발전 청사진을 Vision 2025로 제시했다. 지역 발전 격차를 해소하면서 지역 간의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공통 발전 목표로 지속가능한 천연자원 관리, 친환경 경제산업 활동, 기후 탄력성 있는 농업과 수산양식, 지역 자연환경과 주민들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관광, 그리고 생태관광을 통한 포용적인 상생협력을 선정했다.      동 목표 중 다른 어느 분야보다 지속가능한 환경 및 기후변화 측면의 정책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BIMP-EAGA 지역이 풍부한 천연자원과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관광지로써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빈번한 자연 재난재해, 급속한 도시화와 인구증가에 따른 자연환경 훼손,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이라는 시급한 과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BIMP-EAGA가 상기 과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Vision 2025를 기초로 환경 분야의 아래 네 가지 전략을 선정하고 있고 우리는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후변화 대응에 주력한다. 기후위기는 농가, 어촌, 생태관광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공동의 노력으로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 문제 해결 등 모범 사례를 모아 공유하고 지역 공동체에서 활용하는 전략을 제안했다.      둘째,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기술의 발전과 활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실현하고자 한다. 학술 연구기관과 산업 분야간 협업, 특히 중소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비즈니스 전 과정에 걸쳐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특히, 도시 개발 측면에서 환경, 경제, 경쟁력 강화를 균형 있게 추진할 것을 권고한다. 이에 기초하여 BIMP-EAGA는 ‘그린 시티 이니셔티브’(BIMP-EAGA Green Cities Initiatives, GCI)를 제안한 바 있다. 높은 도시 거주 인구 비중을 고려하여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우선적인 발전 과제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에 주요 도시들은 다양한 행동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셋째, 자연자원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토지 사용의 체계적인 계획 수립과 이행, 수자원 관리, 생물다양성 보호, 농업/수산/관광업에서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것을 과제로 채택했다. 지방정부, 지역 공동체, 민간 영역, 연구학술 분야간의 협업을 토대로 환경 및 생태계를 보호하면서 산업분야의 지속가능한 성장 목표를 달성하도록 했다. 또한 BIMP-EAGA 내 생태계 보호와 보존을 위한 관리 방식 정보와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발전 목표 달성을 가속화하고자 한다.      넷째, 환경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주요 이해관계자인 미래세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미래세대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하기로 했다. 온라인 및 SNS 매체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인식을 개선하고 상호 협력할 수 있는 협력 네트워크를 조성키로 하였다.     하지만 Vision 2025 수립 이후 BIMP-EAGA 지역은 팬데믹으로 인한 관광 산업의 부진, 지진과 대형태풍과 같은 자연재난 재해,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와 식량 공급망 위기의 충격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Vision 2025를 달성하기 위한 협력은 지속되고 있다.      금년 11월 26일에 개최된 BIMP-EAGA 각료회의 공동 성명에서 위기대응과 극복을 위한 협력 방향을 살펴볼 수 있다. 빈곤 감소와 기후변화 그리고 식량부족 위기에서 농업과 수산업을 중심으로 한 협력을 가속화하고, 소지역 협력체의 가치사슬을 통해 민간분야와 협업하여 생산성 강화, 산업 경쟁력 확충, 소규모 농어촌 가구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기로 하였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기술발전 촉진과 함께 기후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스마트기술 개발 및 적용에 주력하기로 하였다. 전 지구적 위기 상황에서의 대응과 함께 BIMP-EAGA는 장기적 관점에서 도시 개발과 생태환경 중심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노력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상기 두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정책 현황 및 경과는 어떠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도시 개발) BIMP-EAGA국가들은 주요 도시를 선정, ‘그린 시티 이니셔티브’에 기초한 그린 시티 액션플랜(GCAP)을 수립하고 관련 프로젝트들을 실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14개 그린 시티를 지정하여 도시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2019년 코타 키나발루(Kota Kinabalu)는 지속가능발전과 환경 보존을 위해 도시 개발과 관리, 역량 개발 재원 조달 등을 통해 공공 교통시스템 통합, 항만 등 인프라 분야의 대대적인 개선의지를 피력하여 2025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인프라 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주요 사업은 에너지 효율성 높은 도심 조명 활용, 공공 교통 시스템 통합을 통한 시민들의 공공교통 수단 활용 확대, 오폐수 및 폐기물 관리를 위한 플랜트 설립 프로젝트이다. 관련 인식제고와 교육을 실시하여 이해관계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수자원 공급을 효율화하여 재원 건전성을 회복하고자 한다.     인도네시아는 술라웨시(Sulawesi)의 켄다리(Kendari)를 그린 시티 이니셔티브 사업지로 선정했다. 그린 시티 액션 플랜 2023에 따라 켄다리는 도시 개발, 역량 관리 금융에 관한 변화를 도모하고자 수자원 공급, 도시 배수와 홍수 관리, 공동체 중심의 폐기물 처리 관리, 조력 발전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국가 차원에서 2045년까지의 국가 발전 계획을 수립하여 지역간 균형 있는 성장을 중장기 목표로 하고 있다.      브루나이는 ‘국가 기후변화 정책’(The Brunei Darussalam National Climate Change Policy, BNCCP)을 수립하여 기후변화에 대한 회복탄력성 있는 대응을 통한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을 모색하고자 한다. 세부 전략으로 제시한 내용을 살펴보면, 산업 탄소배출, 산림 보호, 전기자동차 및 관련 이동수단, 재생에너지, 전력 관리, 탄소 배출 가격결정, 폐기물 관리, 기후 복원력과 대응, 관련 교육과 인식 개선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동 정책 이행을 위해 브루나이 정부는 범부처간 협력을 독려하고 세부 행동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포용적 경제성장) BIMP-EAGA는 맹그로브 습지의 친환경 개발과 같은 자연환경 중심의 발전 전략뿐만 아니라 사회형평성을 증진하고 포용적인 경제성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의 주민들과 여성, 원주민들과 같이 이른바 취약계층들의 삶과 생계를 개선할 수 있는 사업 발굴도 이루어지고 있다.      필리핀은 최근 1년 사이에 대형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컸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여성 농업 종사자들의 재산 피해가 극심하였다. 이들을 지원하고자 그린 에너지와 친환경 산업단지 모델을 해당 피해 지역에 적용하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유치, 관광지 개발을 통한 여행객 유치를 적극 추진하되 자연환경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민다나오 지역에서도 경제와 문화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 모색을 위한 논의와 실행 방안이 이어지고 있다. 2021년도 개최된 민다나오 지역 미래 지구 공동체 활동 워크숍 (Mindanao Regional Future Earth Community Mobilization Workshop)는 디지털 인프라 개선, 생물다양성 보호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지역 반군과의 갈등 관계와 개발로 인한 원주민 거주지 훼손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여성과 원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여 농업 및 수산업에 안정적으로 종사할 수 있도록 국내 및 해외 기관들과의 협력 사업도 추진 중이다.      말레이시아는 사라왁(Sarawak), 사바(Sabah), 라부안(Labuan) 지역 간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자연재해에 적극 대응하면서 관광지로의 대외 접근성을 높이고 주요 대도시와의 연결성을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정부는 12차 국가 발전계획(12th Malaysia Plan 12MP)에 배정된 예산의 최소 50%를 케다(Keda), 케란탄(Kelantan), 페를리스(Perlis), 테렝가누(Terenganu) 등 말레이시아 내 저개발 지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상기 말레이시아측 노력에 힘입어 사바와 사라왁 지역는 2021-2025년간 GDP가 약 5.3%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BIMP-EAGA 지역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써 관광분야의 중요성은 날로 강조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을 촉진하고자BIMP-EAGA 지역 국가들은 관광지 내 자연보호 및 생물다양성 보존을 병행하는 생태관광 계획을 내놓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사라왁 문화촌(Sarawak Cultural Village)을 포함한 13개 주의 주요 관광지에서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이 가능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이들을 관광클러스터화 할 계획이다. 기업들의 후원을 기초로 문화유산적 가치와 자연환경 보존 가치 등을 고려한 관광상품인증과 품질 관리를 추진할 예정이다.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떨어진 관광지들을 중심으로 도로 여건 개선과 교통 인프라 개발도 병행하여 추진 중이다.     지속가능발전과 기후환경변화 대응을 위해 우선 투입되는 재원의 규모와 투자 대상 지역들의 발전 잠재력을 고려할 때 앞으로 우리 기업의 BIMP-EAGA 관련 프로젝트의 참여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인프라 개발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및 지역공동체를 위한 지원, 이해관계자 역량강화도 필요한 만큼 인프라 外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들의 참여와 관심이 요청된다.    

BIMP-EAGA의 새로운 발전 동력: 주변에서 중심으로

이지혁 연구원 (한국수출입은행)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방해로 일시적인 휴면상태가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기업의 동남아 진출, 한류 열풍, 관광객과 유학생의 왕성한 교류 등으로 한국과 동남아의 심상적 거리는 가까워지고 있다. 최근 한국은 대중국 무역의존도를 줄이고, 정치적으로 주변 강대국에 함몰된 외교의 다변화를 꾀하기 위한 대안으로 동남아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한국과 지역공동체인 아세안과의 협력, 한국과 아세안 개별 국가의 협력을 넘어 아세안의 ‘소지역(subregion)’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예컨대 메콩(Mekong)강 유역국(태국·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과 한국은 2011년 한·메콩 외교장관 연례회의를 공식화했으며, 2019년에는 동 회의를 장관급에서 정상 간 회의로 격상시켰다.   한·메콩 회담이 대륙부 동남아 지역을 포괄하는 소지역과 한국의 협력이라면, 그 대척점에는 BIMP-EAGA가 있다. 동남아를 잘 아는 사람에게도 다소 생소할 수 있는 BIMP-EAGA는 해양부 동남아를 구성하고 있는 브루나이(B), 인도네시아(I), 말레이시아(M), 필리핀(P)의 국경지대를 연결하는 ‘동아세안성장지대(East ASEAN Growth Area)’를 일컫는 용어다. 한국 정부는 2020년 부산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한·해양동남아 소지역 협력 구상의 일환으로 BIMP-EAGA와의 협력 계획을 수립하고 지금까지 두 차례의 고위관리회의를 개최했다.   아세안은 1990년대, 인접한 지역 간 경제협력을 증진하고 제도화된 협력 방안을 구축하기 위해 소지역주의 혹은 소다자주의 개념을 기초로 IMS-GT, IMT-GT, BIMP-EAGA, GMS 등을 고안했다. ‘성장지역(growth zone)’ 혹은 ‘기하학적 은유(geometric metaphor)’인 삼각형(triangle), 사각형(quadrangles), 심지어 육각형(hexagon)이 해당 지역(area)과 결합해 새로운 소지역이 형성되었다. ADB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고안된 소지역의 이론적 배경은 국경을 초월한 인접 지역에서 ‘상호보완적 요소부존의 동원(the mobilization of complementary factor-endowment)’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서로 부족한 자원을 국경선 너머의 인접 지역에서 조달받음으로써 국경을 가로지르는 통합 경제권이 생성되며, 이는 동 지역에서의 인프라 건설, 제도 구축, 민간 자본 투자로 이어지는 기반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론상 외부의 간섭이 없고 경제적 상호보완 관계가 형성된 지역이라면, 경제적 원리에 의해 자연적으로 소지역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론과 현실에는 큰 괴리가 있다. 아세안의 경험을 토대로 살펴보면, 대체로 시장 원리에 의해 자연스럽게 소지역이 형성되기보다는 해당 국가의 정치 지도자들의 정치적 선언과 중앙정부의 의지로 소지역의 명맥이 이어진 측면이 크다. 특히 BIMP-EAGA는 아세안의 다른 소지역과 비교해서도 발전이 더딘 지역이다. 1994년 공식 출범한 BIMP-EAGA는 브루나이 전체와 인도네시아의 칼리만탄, 북술라웨시, 말루쿠, 파푸아, 말레이시아의 사라, 사라왁, 라부안, 그리고 필리핀의 민다나오, 팔라완을 포함한다. 브루나이를 제외하면 BIMP-EAGA 지역은 모두 개별 국가의 중심과는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소위 ‘소외된 지역의 연합체(an association of neglected regions)’라고 불릴 정도로 낙후되었다.   BIMP-EAGA를 구성하는 지역들은 서로 인접해 있지만, 기실 군도와 밀림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낙후된 인프라로 인해 물리적 거리보다 현실적인 이동 거리가 훨씬 더 멀다. 게다가 이웃 국가들 사이에서 흔히 존재하는 영유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경제적 상호보완 관계가 형성되기 어려운 절대적 낙후지역이라 지역 간 교류가 많지 않다. 인프라 사업도 중앙정부의 정치적 결단과 재정적 지원 없이 지방정부 주도로 추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BIMP-EAGA가 지난 30년 동안 아무런 변화 없이 정적으로만 존재한 것은 아니다. 중심에서 떨어진 외곽 지역의 사회경제적 낙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설립된 BIMP-EAGA는 1994년 출범 후 아시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한동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었지만, 2003년 첫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 로드맵, 청사진, 비전 등을 발표했다. 시기별로 간략하게 구분해보면 2006~10년에는 개발 로드맵(Roadmap to Development), 2012~16년에는 구현 청사진(Implementation Blueprint), 2017~25년에는 비전 2025(Vision 2025)를 발표하면서 발전 방향을 정교화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합류는 기존의 BIMP-EAGA 핵심 협력국이었던 일본과 호주로 하여금 동 지역에 대한 투자와 경제적 지원을 늘리도록 자극하면서 경쟁적 역동성(competitive dynamic)을 조성하고 있다. 중국은 2009년 ‘전략적 개발 파트너(strategic development partner)’로 BIMP-EAGA와 협력 프레임워크(framework of cooperation)에 서명했으나, 약 10년 동안은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아세안과 더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관계 맺기를 희망하는 중국은 2018년 11월 BIMP-EAGA와 첫 장관급 회의를 개최하고, 서로 간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했다. 1년 후 개최된 제2차 장관급 회의에서는 2009년 협력 프레임워크에서 확인된 우선순위 영역 외에도, 디지털 경제와 빈곤 완화가 새로운 협력 분야로 추가됐다.   다양한 협력국의 참여와 경쟁이 BIMP-EAGA 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외부적 자극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BIMP-EAGA 개발의 새로운 동력이 될 내부적 변화로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동부 칼리만탄(Kalimantan)주의 펜아잠 파세르 우타라(Penajam Paser Utara) 지역 일부와 쿠타이 카르타느가라(Kutai Kartanegara) 지역 일부를 신수도 후보지로 선정하고 2024년까지 정부의 핵심 시설을 옮길 계획을 수립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은 BIMP-EAGA의 지축을 흔들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은 BIMP-EAGA의 고질적 문제인 연결성(connectivity)에 큰 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무엇보다 인접 지역 간 경제적 상호보완 관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제적 교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서로 자원을 교환할 동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BIMP-EAGA를 구성하는 지역이 모두 낙후되었고, 연결성 문제로 이동과 물류에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경제적 효과와 시장 기회 측면에서 수도 이전은 국경 너머 인접한 지역에 낙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보르네오의 언론 매체인 ‘보르네오 포스트(Borneo Post)’는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을 ‘거의 찾아오지 않는(hardly ever comes by)’ 지역 발전을 위한 ‘드문 기회(rare opportunity)’라고 묘사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인구와 시장을 가진 인도네시아의 중심이 이동함에 따라 BIMP-EAGA가 아세안의 낙후된 소지역에서 중심으로 부상하는 것도 실현 가능한 일이 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수도 이름을 ‘누산타라(Nusantara)’라고 명명했는데, 누산타라는 말레이어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부르나이, 필리핀을 모두 포함하는 ‘군도(archipelago)’라는 뜻이다. 해양부 동남아의 중심이 되기를 꿈꾸는 인도네시아의 신수도 이름이 이웃 국가에는 다소 도발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BIMP-EAGA 발전에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 동남아에도 눈을 돌리자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은 크게 두 개의 소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대륙부 동남아와 해양부 동남아로 대별된다. 이들 두 소지역은 각각 별도 협의체를 설립.가동하면서 경제.사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 큰 목표인 아세안 연계성 증진과 아세안 통합 심화에 기여하기 위해 나름 전력투구 하고 있다. 대륙부 동남아는 티벳 고원에서 발원한 메콩강이 흘러가는 나라들로 구성되어 있어 통칭 메콩강 유역 국이라 하며 MRC 등 메콩유역 개발협의체가 메콩 소지역 경제개발에 특화된 맞춤형 활동을 하고 있다. 반면, 해양부 아세안 4개국(BIMP : Brunei, Indonesia, Malaysia and the Philippines)은 1994년 BIMP-EAGA(East ASEAN Growth Area)를 출범시켜 이들 4개국 내 전략적으로 매우 가까운 원격.낙후 지역 개발을 촉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해양 동남아 4개국의 낙후지역 발전을 통해 역내 고도성장 지역과의 개발격차 해소 및 아세안 경제통합을 목표로 창설된 협의체이다. 특이한 것은 협력 대상 지역을 이들 네 나라 전역으로 하지 않고 특정 원격.낙후 지역으로 국한시키고 있는 점이며 바로 이 점에 시선이 끌린다.   주요 선진 공여국들은 메콩강 유역의 개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결성.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메콩 연안국들 간 관계는 2020년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되었으며 이에 상응하여 양측은 협력 사업을 효율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연 500만불 규모의 한.메콩협력기금을 조성,운용 중이다. 한편, 우리나라와 BIMP-EAGA 협력은 2020년 한.아세안 정상회의 시 우리 정부가 발표한 한-해양동남아 소지역 협력 구상 이행 노력의 일환으로서, 해양 동남아 지역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동남아 지역 전체의 포용적.균형적 성장과 아세안 연계성 증진을 추구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BIMP측과 연 300만불 규모의 한-BIMP-EAGA 협력 기금을 조성.운용 중이며 이는 기존의 한.메콩협력과 더불어 한.아세안 협력의 지평을 보다 다층적, 다면적으로 확대해 나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21년 제1차 한-BIMP-EAGA 고위관리 회의 시 기후변화에 취약한 BIMP-EAGA 국가들의 수요를 감안,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와의 삼각협력 관계 구축을 통해 이들 국가들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적극 지원하기로 하였으며, 동 회의 계기 한-BIMP-EAGA 협력기금 기탁처로 GGGI를 지정하고 이를 통해 3자 간 유기적, 효율적 협력 기반을 마련하였다. 한편 금년 6월 개최 제2차 한-BIMP-EAGA 고위관리 회의에서 양측은 제1차 실질협력 사업으로 해양 동남아 국가들의 수요가 높은 기후변화대응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관련 협력 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하였다. BIMP-EAGA 소지역은 기후 적응과 완화 이니셔티브를 채택함으로써 Covid-19 팬데믹으로 부터 녹색 회복을 추진 중에 있다. 아울러, 한-BIMP-EAGA 양측은 환경, 연계성 및 관광을 금년도 중점 협력분야로 선정하고 다양한 협력 사업을 발굴, 이행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BIMP-EAGA Vision 2025는 “개발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복원력 있고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하고 경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소지역이 되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동 비전 실현을 위해 5개의 축이 뒷받침하고 있다. 연계성, food basket, 관광, 환경 및 사회.문화.교육 등 5개 기둥이 비전을 이끌 방향을 보여준다. **동 비전은 다음 세 가지 결과물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첫째,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녹색 제조업 관광산업 부문 개발. 둘째,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 있고 기후 복원력 있는 농업과 어업 육성. 셋째, 낙후지역에 혜택을 주는 관광산업의 다 국가적 접근법 채택이다**. ((아울러 동 비전은 분명한 목표치와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2015년 기준 EAGA는 BIMP 경제의 20%를 차지하며 EAGA 역내 무역은 EAGA 전체 무역의 10% 수준으로 증가하며 FDI는 660억불 수준으로 증가하며 국내외 관광객 도래 수는1억2천4백만 수준으로 증가하는 것 등이다)). BIMP-EAGA는 회원국들의 원격.낙후 지역 간의 수세기 무역 links를 복원하여 이를 활성화 하기 위해 1994년 설립되었다. 국가의 경계가 이러한 ‘역사적 길’에 장벽을 부과하였으나 해당 국가들은 여기에 굴하지 않고 무역 연계 활성화를 추구하였다. 그들의 비전이 이들 국가들의 낙후.원격 지역에 사람 중심의 포용적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BIMP-EAGA를 태동시켰다. BIMP-EAGA 소속 지방들은 그들 각자의 수도보다 상호 간에 지리적으로 더 가깝게 위치하고 있다. 이들 회원국들은 이들 지역들을 훨씬 더 가깝게 묶으려고 국가간에, 소지역에 걸쳐 그리고 아세안 회원국 간에 개발 격차를 좁히려고 시도하고 있다. 올해 BIMP-EAGA는 출범 28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동 소지역은 지난 28년간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었다. 도로, 항구 및 기타 인프라를 확산하였으며, 이는 바로 회원국들 간 육로.해로.항공 연계성 증진으로 이어졌으며 동시에 무역 및 관광의 “극적” 수준으로의 증진을 가져왔다. 다른 한편, 기업식 영농 확대를 촉진하고 이들 국가들의 기업식 환경 보존 의지 또한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한 수준이다. BIMP-EAGA는 민간 분야 역할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특이하며 민간 분야는 무역.투자를 동원하며 반면, 공공 분야는 유리한 정책 및 규제 환경 채택을 촉진함으로써 권능을 부여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 28년간 인프라 개선은 비즈니스 비용을 절감하고 중소기업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무역 및 투자를 신장시켰다. 무역 촉진 이니셔티브는 항구와 육로국경 통과 지점 간의 규칙과 규정을 합치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다. 자연 및 문화자원 보존에 주안점을 두는 커뮤너티 기반 생태계 관광을 포함하여 환경 및 관광은 공통의 개발 도전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이어 가면서 다양하고 다문화적인 소지역에서 보다 더 강력한 공동체 및 연대 의식이 무르익고 있다.   BIMP-EAGA는 사람들 이동을 더욱 촉진시키고 국경을 넘어 상품의 아주 매끄러운 흐름을 증진하며 단일 아세안 생산기지 실현을 지향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BIMP-EAGA는 어느 날 모든 아세안 경제를 통합하는 아세안 비전의 building block이 되는 역할을 추구한다. BIMP-EAGA는 함께 일하면서 모든 소지역 구성원들을 위해 더 밝은 미래를 창조하고 있다. BIMP-EAGA는 정상회의 협의체로 발전하여 왔으며 작년 제14차 정상회의를 개최하였다. 회원국 간 장기 발전 비전을 공유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이행 기제를 가동 중이다. 아세안의 역동성은 해양 동남아와 대륙 동남아 두 소지역 협력의 활성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두 협의체 모두 아세안 공동체의 지속적 발전을 뒷받침하는 쌍두마차로서 견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편, BIMP-EAGA는 현재 회원국을 연결하는 두 개의 경제 회랑(Economic Corridor) 운영 중이며 신규로 세 번째 경제 회랑을 개발하고 있다. 첫째, The West Borneo Economic Corridor는 석유.가스 회랑으로 보르네오섬의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1개 주, 말레이시아 2개 주 연결 도로로서 원유 및 천연가스 주요 수출 지역을 통과한다. 둘째, The Greater Sulu-Sulawesi Corridor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및 필리핀 섬을 연결하는 해양 회랑으로서 역사적으로 강력한 무역 links 가 존재했으며 인도네시아의 북 Sulawesi섬과 필리핀의 Mindanao섬 사이에 무역이 집중되었음을 고증하였다. 전 세계에서 해양 생물다양성이 가장 밀집한 지역이다. 셋째, 현재 개발 중인 The East Borneo Economic Corridor는 현재 건설 중인 보르네오섬의 인도네시아 신수도를 통과하며 보르네오섬의 인도네시아 4개 주와 말레이시아의 Sabah 주를 연결한다.   BIMP-EAGA 지역은 동남아의 숨은 보석이라 하겠다. 아직 세공의 손길이 덜한 원석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지역이다. 보르네오섬에서 건설 중인 인도네시아의 신수도 완공은 동남아 경제.사회 활동과 인력 이동의 중심 추를 BIMP-EAGA 지역으로 옮길 것은 자명하다. 수천 년 내려오는 독특한 문화를 계승하는 지역, 전 세계에서 해양 생물 다양성 종이 가장 밀집한 지역, 수 세기 뱃길 무역로를 복원한 끈기와 지구력, 물리적 연계성 증진 사업이 가장 활발한 동남아에서 역사 속에 가려진 비단길 찾는 시계의 추는 멈출 줄 모른다. 아세안 공동체 비전 2025 실현의 길목을 차지하는 중요성이 전 세계인들을 불러 들이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 최고의 think tank인 ADB가 1996년 처음으로 BIMP-EAGA를 지원한 이래 2003년부터 ADB는 BIMP-EAGA의 지역개발 자문 역할을 하면서 원격.격리 지역을 경제성장 엔진으로 바꾸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가 해양 동남아에 눈을 돌려야 하는 사유가 이뿐이겠는가? 우리의 국가 이익이 넘쳐 흘러 가는 것 같다.   한-메콩 협력은 2011년 외교장관 협의체로 본격 가동되어 2019년 정상회담 협의체로 발전하였다. 물론, 외교장관 협의에 앞서 양측 고위관리 회의가 열려 의제 최종 조율 및 성과 사업에 대한 공감대 형성 등 최종 마무리 작업을 한다. 이제 한-BIMP-EAGA 협력은 두 번째 고위관리 회의를 거쳤다. 앞으로 양측 협력 과정을 보아가면서 협력에 동력을 부여하기 위해 외교장관 협의체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는 방안을 권하고자 한다. 그 이후 적절한 시기를 보아 정상급 협의체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염두에 두면서 양측 협력을 지속적으로 신장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2022.8.16. 정 해 문 전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전 태국 대사